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골프 인증샷`으로 가득하다. 탁 트인 골프장에서 화사한 골프 의류를 입거나 자신의 스윙을 자랑할 때, 때로는 평소 가기 힘든 골프장을 방문한 기념으로 사진을 남긴다. 하지만 종종 도를 넘어서는 인증샷에 골프계가 시끄럽다. 최근 골퍼들과 대화를 해보면 `앞 팀 여자분은 옷을 네 벌이나 가져와 갈아입으면서 사진만 찍더라`는 말을 종종 들을 수 있다.
지난 2년간 한국 골프 시장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골프 시장 규모는 14조원을 훌쩍 넘어섰고 지난해 골프장 내장객은 5056만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5000만명을 돌파했다. 대한민국 아마추어 골퍼는 무려 636만명이나 된다. 올해도 골프 관련 업종 주가가 오르고 백화점 골프 매출도 50% 이상 상승하는 등 꾸준하게 성장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급격한 성장 뒤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있다. `상대에 대한 배려`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골프 매너의 실종이다. MZ세대로 불리는 20·30대 골퍼가 대거 유입되고 골프를 처음 시작하는 `골린이`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며 골프 매너를 모른 채 `놀이`처럼 골프를 즐기는 모습이 늘어났다. TV 프로그램처럼 동반자가 샷을 할 때 방해하거나 디봇 정리, 벙커 정리법도 잘 모른다. 심지어 블루투스 스피커를 틀고 그들만의 즐거운 `골프 놀이`를 즐기는 사람도 종종 있다.
골프를 즐기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매너를 지키지 않으면서 다른 팀 골퍼들을 방해하는 것이 문제다.
사실 골프 매너 문제는 골프 역사와 함께한다. 골프 매너에 대한 격언을 수없이 많이 하고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페인 스튜어트는 `나쁜 매너는 나쁜 스윙보다 더 나쁘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최근 한국 골프계에서 `매너` 문제가 도마에 오른 것은 `골린이`들의 갑작스러운 증가에 따른 어두운 측면이다.
이른바 `골프 매너 위기의 시대`. 대한민국 골프 역사를 이끌어온 매일경제신문사와 한국대중골프장협회가 골프 매너 향상을 통해 한국 골프문화 선진화를 이끌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21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이천실크밸리골프클럽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서양원 매일경제 대표이사와 임기주 한국대중골프장협회 회장이 `골프 매너 향상 캠페인 공동추진 협약서`에 서명했다. 협약식에는 한국대중골프장협회의 김태영 부회장과 류근식 전무, 우정석 이천실크밸리골프클럽 대표이사도 참석했다.
매일경제는 신문과 홈페이지·앱,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골퍼들이 꼭 지켜야 할 골프 매너에 대한 내용을 노출하고, 협회는 `고운 말 좋은 매너는 나의 인품!`이라고 새겨진 스티커를 모든 카트에 부착해 골퍼들이 매너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느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임기주 회장은 "골프는 자연 속에서 자신의 체력을 증진하는 동시에 동반자와 함께 어울려 경기를 하는 단체 체육활동"이라고 설명한 뒤 "자연을 존중하고 동반자를 배려하는 골프 예절의 준수는 기본인 동시에 골프가 더 많은 국민에게 사랑받는 체육활동으로 발전하는 데 꼭 필요한 기초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서양원 대표이사는 "동반자 방해 안 되게 하기, 순서 지키기, 벙커·디봇 정리, 사진 찍을 때에도 앞 팀과 흐름 맞추기 등은 골퍼들을 구속하려는 것이 아니다. 상대에 대한 배려와 매너는 결국 자신을 위한 일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골프 매너 향상 캠페인은 새롭게 유입되는 골퍼들이 골프 규칙과 매너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고 골프 선진화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천 =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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