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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제39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연습라운드가 펼쳐진 엘리시안 강촌 컨트리클럽. 코스를 돌고 돌아온 선수들 모두 "정말 어렵다. 러프는 정말 실력뿐만 아니라 인내심까지 시험하는 것 같았다. 어렵지만 도전의지도 생기고 오기도 생긴다"고 입을 모았다.

많은 주말 골퍼들이 떠올리는 엘리시안 강촌은 `힐링 코스`다. 하지만 두 달여간의 세심한 관리 끝에 톱 골퍼들도 혀를 내두르는 공포의 `토너먼트 코스`로 완벽하게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27홀을 재구성해 18홀 코스로 만들었고 파70에 총전장 7001야드짜리 코스가 새롭게 탄생했다. 두 달간 러프를 길러 촘촘하고 질긴 `지옥의 러프`가 만들어졌고 긴 장마에도 세심한 그린관리로 매끄러운 표면을 유지했다. 선수들의 실력을 제대로 판가름할 수 있는 진정한 코스가 탄생한 것. 모든 선수들이 꼽은 이번 대회 핵심 키워드는 `러프`다. 산전수전 다 겪은 선수들도 이날 발목까지 덮이는 질기고 긴 러프에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지난해 GS칼텍스 매경오픈 챔피언 이태희도 "러프가 정말 길고 질기다. 7번 아이언 이상 긴 채로는 칠 수가 없다. 또 제대로 볼을 맞출 수 없어 100m도 날아가지 않는다. 코스 공략 방법을 철저하게 짜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SK텔레콤 오픈에서 우승한 함정우는 "앞서 열린 대회들을 떠올리면 안 된다. 지금까지는 `공격 골프`가 통했다면 이번 대회는 절대 안 된다. 공격할 홀과 수비할 홀을 잘 나눠야 하고 러프에 빠진 상황에 대해서도 미리 마음을 먹어야 한다"고 말한 뒤 "특히 후반 9홀에는 550야드가 넘는 파4홀이 3개나 있다. 이 홀에서 러프에 빠지면 `보기만 하자`는 생각으로 욕심을 버려야 한다"며 웃어 보였다. 질기고 긴 러프, 그리고 장타자들도 힘겨워하는 긴 코스에 주눅 든 선수들은 한둘이 아니다. 2018년 KPGA선수권대회 우승자 문도엽은 "러프에 마음이 흔들리거나 평정심을 잃으면 80타 이상 나올 수 있는 코스다. 참고 또 참아야 한다. 무더위에 집중력 싸움도 우승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상 첫 GS칼텍스 매경오픈 3승을 노리는 김경태는 "운도 따라야 한다. 러프에서도 다양한 상황이 생기고 오전에 출발하면 이슬 때문에 러프가 더 힘들 것이다. 비라도 온다면 코스 공략법이 완전히 달라진다"며 세심한 공략법을 살짝 공개했다.

이날 대회장을 찾은 미디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선수도 있다. 바로 김비오다. 김비오는 지난해 9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디지비(DGB)금융그룹 볼빅 대구경북오픈에서 갤러리를 향해 손가락 욕을 해 징계를 받았고 지난달 특별사면을 받아 11개월 만에 필드로 돌아왔다.

"제 실수로 상처를 받은 많은 분들께 사과드리고 싶다. 선수로서 경기에 대한 각오보다 성숙한 모습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으로 대회에 참가했다"고 말한 김비오는 "선수로, 사람으로 필드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조심스럽게 복귀 소감을 밝혔다.

[춘천 =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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