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남녀 프로골프 무대에서는 공교롭게도 이름이 비슷한 박상현(33·동아제약)과 박성현(23·넵스)이 상금랭킹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박상현은 단 한 번 출전한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해 상금 1위(2억원)에 나섰고, 박성현은 파죽의 3연승을 거두면서 독보적인 1위(4억767만원)를 질주하고 있다. 올해 가장 뜨거운 두 선수가 나란히 출격하는 이번주는 남녀 골프대회의 흥행 대결도 뜨거울 전망이다.
19일부터 나흘간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 오션 코스(파72·7209야드)에서 열리는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0억원)에는 한국 남자 프로골프의 간판스타들이 대거 출전한다.
대회 주최 측은 20주년을 기념해 역대 챔피언들을 잔뜩 불러 모았다. 그중에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최경주(46·SK텔레콤)도 있다.
최경주는 2003년과 2005년, 2008년 이 대회에서 우승해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준우승하면서 초반 기세를 올렸던 최경주는 최근에는 주춤하는 분위기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시점에서 국내 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셈이다.
박상현에게도 SK텔레콤 오픈은 의미 있는 무대다. 2009년 자신의 첫 우승을 이 대회에서 차지했다. 주로 일본에서 활약하는 박상현은 "이제 2인자 소리는 그만 듣겠다"며 상금왕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체 대회가 12개밖에 되지 않아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다.
사실 가장 우승 가능성이 높은 선수는 해외 무대에서 굵직한 성적을 내고 있는 김경태(30·신한금융그룹)다. 작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상금왕에 오른 김경태는 올해도 2승을 올리며 상금랭킹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세계랭킹도 이번 대회 출전 선수 중 가장 높은 45위에 올라 있다.
올해 국내 여자 골프 무대에서 최고 인기를 끌고 있는 박성현은 19일부터 나흘 동안 강원도 춘천시 라데나 골프장(파72·6323야드)에서 열리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 출전해 `매치 퀸`에 도전한다. 장타를 앞세워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는 박성현은 "매치플레이 방식 대회가 마음에 든다"며 "꼭 한번 우승하고 싶다"는 투지를 보이고 있다.
대회 주최 측은 최고 스타 박성현이 초반에 탈락하지 않길 손 모아 기도하는 심정이다. 매치플레이는 아무래도 부담감이 많은 톱랭커들이 초반에 탈락하는 이변이 자주 연출되기 때문에 `강자들의 무덤`으로 통한다. 박성현은 처음 출전한 작년 대회에서 1회전 탈락이라는 쓴맛을 본 적이 있다.
18일 확정된 1회전 대진 결과 1번 시드 박성현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국내로 복귀한 박주영(26·호반건설)과 대결하게 됐다. 2번 시드를 받은 조윤지(25·NH투자증권)는 1회전에서 최가람(23)을 상대하고, 3번 시드 이정민(24·비씨카드)은 올해 부활 샷을 선보인 베테랑 홍란(30·삼천리)과 부담스러운 1회전을 치른다. 시즌 2승을 올린 장수연(22·롯데)은 김초희(24)와 32강 진출을 다툰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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