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반대편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땀을 흘리고 온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이 24일 귀국했다. 선수단은 24시간이 넘는 비행에도 기쁜 표정으로 입국장에 들어섰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로 `10-10(금메달 10개, 종합순위 10위 이내)` 달성이라는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에서도 선전한 선수단은 이어진 해단식에서 응원해준 국민에게 감사를 표하며 재치 넘치는 말솜씨도 함께 선보였다.
사격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진종오는 "도쿄올림픽에 참가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전무후무한 4연패 도전을 선언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사격장이 건립된다는 소식에 "저 역시 `김연아 빙상장` 같은 사격장을 갖고 싶었다"면서 "이왕 만드는 거 국제대회까지 열 수 있는 사격장이 됐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4년 남은 도쿄올림픽을 벌써 정조준하기 시작한 것은 진종오만이 아니었다. 여자 양궁 개인·단체 2관왕을 달성한 장혜진은 "양궁은 국가대표 선발이 올림픽 메달 획득보다 힘든 게 사실"이라면서도 "한 해 한 해 열심히 훈련하다 보면 도쿄올림픽에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짱콩`에 더해 새로 생긴 `미녀 궁사` 별명을 두고 "운동 선수다 보니 그보다 `독기 있는` `당찬` 장혜진이 더 듣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부 역사` 윤진희는 올림픽이 끝나 홀가분하냐는 질문에 "오는 10월 전국체육대회가 남았다"는 답변으로 주위를 웃게 만들기도 했다.
원하는 성적을 내지 못한 선수들 역시 후련한 마음과 아쉬운 마음을 함께 털어놓았다. 리듬체조 개인 종합에서 4위에 오르며 아시아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지만 메달은 끝내 따지 못한 손연재는 "유럽 선수들이 신체적으로 유리하지만 나는 내가 가진 장점으로 불리함을 보완하려 했다"며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했기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편파 판정에도 불구하고 부상 투혼을 선보이며 레슬링 동메달을 획득한 김현우도 "금메달 못지않은 동메달을 땄다. 모두가 국민이 응원해주신 덕"이라며 웃었다.
선수단 외에 지도자와 선수위원들도 한마디씩 보탰다. 근대5종 최은종 감독은 "메달을 기대했는데 너무 아쉬운 올림픽이 됐다"면서 "이는 `올림픽 신`이 우리에게 이 정도만 준 것이다. 도쿄에선 올림픽 신도 감동할 수 있을 만큼 열심히 준비해 사상 첫 메달을 따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혀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당선되며 마치 금메달 같은 낭보를 들려줬던 유승민은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하며 출전 선수 못지않은 환영을 받았다.
선수단은 25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오찬을 마지막으로 공식 일정을 끝낸다. 하지만 휴식은 잠시뿐이다. 각 종목 대표 선수들은 잠시 휴식을 취한 후 10월 충남 아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을 앞두고 다시 굵은 땀방울을 흘리기 시작할 예정이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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