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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업계가 호황을 맞았지만 인력 수급난으로 재도약의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에 정부가 인력 수급 대책을 내놨다. 수주 실적이 8년여 만에 최고치를 찍었지만 정작 일손이 없다는 목소리가 쏟아지자 특별연장근로기간을 늘리고 외국인 근로자 수급 대책을 마련했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조선 산업 초격차 확보 전략`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최근 인력 수요가 급증하는데도 기존 인력 이탈, 신규 인력 유입 감소로 조선 산업 인력 부족에 따른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올해 국내 조선업 수주 실적은 9월까지 누적 1322만CGT로, 지난해(1746만CGT)에 이어 2년 연속 수주 호황을 이어 가고 있다. 이는 2013년 기록한 1845만CGT 이후 8년 만이다. 조선업체들은 막대한 수주 실적을 발표하며 흑자 전환(턴어라운드)을 목표로 내놓고 있지만 현장의 표정은 어둡다. 수년 동안 이어진 조선업 불황으로 이미 업계 종사자 유출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에 종사하는 기능직 인력은 2015년 14만8874명에 달했는데, 지난해 말에는 6만3215명으로 급감했다.

이날 정부는 기존 1주 최대 64시간, 연간 90일 한도인 제조업종 특별연장근로 연간 활용 가능 기간을 한시적으로 최대 180일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별연장근로는 돌발 상황, 업무량 급증 등 특별 사유가 발생했을 때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게 한 제도다. 당장 인력을 추가로 공급하기 쉽지 않은 만큼 일감이 몰린 향후 6개월 동안만이라도 추가 근로를 허용하겠다는 의도다. 다만 특별연장근로는 노사 합의가 필요해 개별 사업장에 도입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또 외국인 인력 수급을 확대하기 위해 기존 단순노무(E-9) 비자 발급 취업자 중 5년 이상 제조업 취업자 등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숙련 기능 능력을 평가해 비자 전환(E-7)을 허용하기로 했다. 비자 전환이 허용되면 5년 이상 일해 숙련도가 쌓인 외국인 노동자의 중장기적 수급이 원활해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또 이날 정부는 국내 조선 산업 기술·시장의 초격차 확보 전략을 내놨다. 시황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친환경·디지털로 전환되고 있는 현시점이 미래 선박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는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지난해 기준 64% 수준인 고부가가치 선박 점유율을 2030년까지 75%로 높이고 액화천연가스(LNG)선 고도화와 무탄소 선박 핵심 기술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고질적인 조선업계 원·하청 임금 격차 문제 등을 풀기 위해 내년 초까지 주요 조선사와 협력사 간 `원·하청 상생협력 실천협약` 체결을 지원한다. 상생협력의 한 방안으로 원·하청 근로자 간 이익 공유도 추진한다.

[박동환 기자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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