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골프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가 장타와 관련한 흥미로운 순위를 소개한 적이 있다. 2015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드라이버샷 거리를 몸무게로 나눈 `몸무게 1파운드(0.45㎏)당 드라이버샷 거리` 순위를 매긴 것이다.
부모로부터 우람한 몸을 `선물`받지는 못했지만 최대한 효율적으로 몸을 쓴 주인공은 다름 아닌 이번 시즌 3승을 거두며 상금 랭킹 1위에 오른 저스틴 토머스(미국·24)였다. 당시 몸무게가 145파운드(65.7㎏)였던 토머스는 2014~2015시즌 평균 303.2야드를 날려 원래 장타 순위는 15위였지만 1파운드당 거리로는 2.09야드로 `깡마른 장타자` 1위에 등극했다.
키 178㎝에 몸무게 66㎏에 불과한 토머스가 왜소한 체격으로 장타를 만들어내는 비결을 임팩트 때 나오는 `점프 동작`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골프다이제스트 `최고 젊은 교습가`에 선정된 마이클 제이컵스는 일부러 점프를 하려고 해서 나온 동작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다운 스윙 초기에 오른쪽 엉덩이를 안쪽으로 급격히 회전하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동작이 나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이컵스는 자신의 몸이 단단하거나 유연하지 않으면 부상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일반 아마추어 골퍼는 따라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점프 동작`이 토머스의 전매특허는 아니다. 비슷한 동작으로 장타를 끌어내는 선수가 꽤 있다. 왕년의 여자 장타자 로라 데이비스는 물론 현 장타 여왕 렉시 톰프슨, 3번 우드로 270야드를 보내는 에리야 쭈타누깐, 그리고 `핑크 공주` 폴라 크리머도 임팩트 때 `껑충` 뛰는 동작으로 거리를 내는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한국 선수로는 장하나가 비슷한 동작으로 장타를 끌어낸다.
하지만 이 동작에는 부상 위험 외에 치명적인 약점이 또 있다. 바로 정확성이 급격하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토머스는 올해 PGA 장타 순위에서 308.5야드를 날려 공동 21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페어웨이 안착률은 56.69%로 199위에 머물러 있다. 작년에도 드라이버샷 거리는 24위(301.3야드)였지만 정확도는 167위(53.94%)에 불과했다.
톰프슨도 작년 티샷 거리에서는 2위(277.40야드)에 올랐지만 정확도는 68.5%로 94위에 그쳤고, 쭈타누깐 역시 거리는 22위(263.7야드)였지만 정확도는 92위(68.5%)에 불과했다. 장타를 위해 `정확성`은 버린 셈이다.
토머스는 어릴 적부터 물구나무서기를 꾸준히 한 덕에 강한 팔 힘과 유연성을 얻었다고 한다. 장타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최근에는 헬스를 통한 장타 만들기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톱골퍼가 많다.
톰프슨은 대표적인 헬스 마니아 중 한 명이다. 복싱과 연관된 헬스에 심취해 있고 "헬스 같은 운동이 샷 거리를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로리 매킬로이도 웨이트 트레이닝 예찬론자다. 웨이트를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웨이트 트레이닝 덕분에 비거리가 분명 늘었고 장타에 도움이 됐다"는 게 매킬로이의 생각이다. 제아무리 타고난 재능이 있어도 눈물겨운 노력이 없다면 장타도 없는 것이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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