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홈페이지는 지난해 말 `2017년 지켜봐야 할 선수 30명`을 선정하면서 저스틴 토머스(24·미국)를 중간 정도인 15위에 올렸다. PGA에 데뷔한 2014~2015시즌 대니얼 버거(미국)에게 밀려 신인상도 못 받았고 골프팬들에게 그다지 이름이 알려진 선수도 아니었지만 `영건` 토머스를 주목한 것이다. 하지만 예상은 맞으면서 동시에 틀렸다. 돌풍 정도를 예상했지만 태풍급이었기 때문이다.
토머스는 16일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골프장(파70·7044야드)에서 끝난 소니오픈(총상금 600만달러) 최종일 5타를 줄이며 PGA 72홀 최저타인 합계 27언더파 253타로 우승했다. 2003년 발레로 텍사스오픈에서 토미 아머 3세가 세운 역대 최소타(254타)를 14년 만에 갈아 치운 대기록이다. 첫날 `최연소 59타`를 치며 리더보드 맨 윗자리에 오른 뒤 단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완벽한 우승이었다. 2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는 무려 7타 차이가 났다. 우승상금 108만달러(약 12억7000만원)를 챙긴 토머스는 총 380만2167달러를 벌어 마쓰야마 히데키(312만7100달러)를 제치고 상금 선두로 올라섰다.
이번 대회에서 토머스는 풍성한 `기록 잔치`를 벌였다. 1라운드에서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도 하지 못했던 59타를 쳤고 2라운드에서는 PGA 투어 36홀 최소타 기록을 냈다. 3라운드에서도 54홀 최소타 타이기록을 세웠다. 지난주 SBS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우승을 포함해 2개 대회에서 토머스는 무려 49언더파를 몰아쳤다. 최근 30년 동안 만 24세 이전 2주 연속 우승은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에 이어 토머스가 세 번째다. 지난해까지 포함해 이번 시즌 출전한 5개 대회에서 3승을 거두며 페덱스컵 랭킹에서 1위로 올라섰고 세계 랭킹 역시 12위에서 8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어릴 적 퍼팅 내기도 하면서 친하게 지냈던 조던 스피스(미국)는 토머스에 대해 "원래 재능이 있는 선수였다. 시기 문제였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1993년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태어난 토머스는 2009년 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에 초청을 받았고 당시 역대 세 번째 어린 나이로 컷을 통과했다. 만 16세3개월24일 때였다. 앨라배마대학교로 진학한 후에는 1학년이던 2012년 가장 뛰어난 대학생 골퍼에게 주는 상을 받기도 했다. 이듬해 프로로 전향한 후 2014년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2015시즌 PGA 투어에 뛰어들었고 2015년 11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CIMB 클래식에서 생애 첫 PGA 투어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지난해 CIMB 클래식에서 2연패를 차지한 데 이어 하와이에서 열린 2개 대회를 싹쓸이하면서 `하와이발 태풍`의 중심에 섰다.
토머스의 신체조건은 키 178㎝, 몸무게 66㎏으로 골프선수로는 다소 왜소한 편이다. 하지만 토머스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아주 단단한 선수다.
일단 장타를 칠 줄 안다. 지난해 평균 300야드 이상을 친 27명에 들었고 이번 대회에서도 평균 319.6야드의 장타를 뿜어댔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는 400야드 이상 장타를 날리기도 했다. 토머스는 `물구나무서기`를 자신의 특기라고 소개한다. 오랜 반복 훈련을 통해 얻은 특기다. 그 덕에 토머스는 근력과 유연성을 선물로 받았다. 장타는 덤으로 따라왔다.
또 그는 `강철 멘탈`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스피스가 7타를 줄이며 합계 19언더파 261타로 단독 3위를 기록했고, 전날 공동 48위까지 떨어졌던 양용은(45)은 이날 4언더파 66타를 치며 공동 28위(합계 11언더파 269타)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오태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