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선수 중 유일한 메이저 대회 챔피언인 양용은(45)이 2006년 이후 국내 골프대회에 출전한 것은 유럽프로골프투어로 열렸던 발렌타인 챔피언십과 매치플레이를 제외하면 8번밖에 되지 않는다. 그것도 2014년 10월 말 끝난 코오롱 한국오픈이 마지막이었다. 비록 출전 횟수는 많지 않았지만 대회 성적은 눈부시다. 두 번 정상(2006년과 2010년 한국오픈)에 올랐고 10위 밖으로 밀린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무려 여섯 차례 `톱5` 성적을 냈다. 지금은 유럽프로골프투어에서 활약하며 `절치부심`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재입성을 노리는 양용은이 무려 2년7개월 만에 국내 골프팬 앞에 선다.
무대는 5월 4일부터 경기도 성남 남서울골프장에서 벌어지는 제36회 GS칼텍스 매경오픈(총상금 10억원)이다.
2009년 PGA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양용은은 PGA 투어에서 쉽게 깨지지 않을 `유일한` 기록 두 가지를 보유하고 있다. 그 하나가 유일한 아시아 선수 메이저 대회 챔피언이다.
다른 하나는 메이저 대회에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에게 굴욕의 역전패를 안긴 전무후무한 선수라는 것이다. 최근 네 번째 허리 수술을 받은 우즈의 투어 복귀 자체가 불투명한 만큼 `메이저 대회에서 호랑이를 잡은 사나이`는 양용은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무척 높다. 양용은은 이번 대회에 참가해 2010년 한국오픈 우승 이후 6년 반 만에 국내 대회 정상을 두드리게 된다.
GS칼텍스 매경오픈이 왜 `한국의 마스터스`라고 불리는지 출전 선수 명단만 보더라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대회에는 양용은 외에도 작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상금랭킹 10위 안에 들었던 한국 선수 3명이 모두 출사표를 던졌다.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두 번 정상에 오른 경험이 있는 작년 JGTO 상금 3위 김경태(31·신한금융그룹)와 상금 4위 송영한(26·신한금융그룹), 그리고 전년도 챔피언이자 JGTO 상금 8위 박상현(34·동아제약)이 한국 최고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샷 대결에 나선다.
이들 중 김경태와 박상현은 지난 35년간 나오지 않았던 GS칼텍스 매경오픈 최초 기록에 도전한다. 이미 두 번 남서울 정상에 오른 김경태는 대회 사상 처음으로 `3승째`에 도전하고, 지난해 우승자 박상현은 대회 최초로 `2연패` 주인공을 노린다.
35차례 대회를 치르는 동안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다승`을 거둔 선수는 최상호, 박남신 그리고 김경태 세 명뿐이다. 그것도 세 명 전부 2승이 전부다. 최상호와 박남신이 시니어투어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3승을 거둘 수 있는 선수는 김경태가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김경태는 2007년과 2011년 두 번 우승을 차지했다.
"4년 동안 남서울에서 연습했을 뿐 아니라 10년 가까이 대회에 출전하면서 코스를 잘 알고 있어 홈코스 같다"는 박상현이 대회 2연패를 달성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남서울 코스 곳곳을 훤히 꿰뚫고 있는 박상현은 2012년 단독 4위, 2014년 단독 2위 등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다.
작년 2월 JGTO 2016시즌 개막전으로 열렸던 싱가포르오픈에서 당시 세계 1위였던 조던 스피스(미국)를 꺾고 우승하면서 상금랭킹 4위에 오른 송영한도 대회 첫 우승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 세 명뿐 아니라 김형성 김승혁 류현우 박준원 황중곤 등 일본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 대부분이 `한국의 마스터스` 정상을 노크한다.
이 밖에 작년 유럽프로골프투어 상금 43위에 오른 이수민을 비롯해 작년 국내 상금 1위 최진호, 4위 이상희, 5위 주흥철이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김대섭 강경남 김태훈 맹동섭 문경준 허인회 홍순상 등 국내파 톱랭커들도 대부분 한국 최고 타이틀의 주인이 되기 위해 출전한다.
이제 열흘 후면 싱그러운 5월의 하늘 아래서 화끈하고 통쾌한 남자골프 `별들의 전쟁`이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