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다 모였다. 지금부터 진검승부다.`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대회인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본격적인 톱랭커들의 전쟁이 시작된다. 세계랭킹 톱15 선수 중 이번 대회에 초청받지 못한 세계 10위 박성현(24·하나금융그룹)을 제외한 14명이 모두 출사표를 던졌다.
23일부터 나흘간 태국 파타야의 샴 골프장(파72·6642야드)에서 열리는 혼다 LPGA 타일랜드를 사실상 시즌 개막전으로 부르는 이유다.
한국 골프팬들은 오랜만에 복귀하는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래머` 박인비(29·KB금융그룹)가 어떤 성적을 낼지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인비는 지난해 LPGA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고 116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여자골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허리 부상과 왼손 엄지손가락 인대 부상으로 대회에 제대로 출전하지 못했다. 그 기간이 벌써 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세계랭킹도 현재 12위까지 추락했고 지난해 상금랭킹도 69위에 머물렀다. 박인비는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대회 우승과 세계랭킹 1위 복귀를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한국 여자골퍼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넘버4` 전인지(23)도 시즌 첫 출전을 앞두고 있다. 작년 LPGA 신인왕에 오르고 베어트로피마저 품은 전인지는 지난해 11월부터 허리 통증 재활에 힘써 어느 때보다 건강한 몸으로 새 시즌을 맞을 수 있게 됐다. `2년 차 징크스`가 아닌 `2년 차 광풍`을 기대하는 이유다. 전인지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만큼 이번에는 내심 우승을 노리고 있다.
세계랭킹 5위이자 앞서 열린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한국의 시즌 첫 우승을 이끈 장하나(25·비씨카드)는 기세를 이어 2주 연속 우승을 노린다.
올 시즌 한국 선수 중 우승 후보는 이들뿐만이 아니다.
꾸준한 활약에도 지난해 우승을 신고하지 못한 양희영(28·PNS창호)과 55개 대회 연속으로 컷 통과 행진을 하고 있는 유소연(27·메디힐)도 올해는 반드시 우승을 신고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또 지난해 2승을 거둔 세계랭킹 8위 김세영(24·미래에셋)과 `골프 천재`의 모습을 되찾으려는 김효주(22·롯데)도 이 대회에 출사표를 던지고 우승 사냥에 나선다.
하지만 `여자골프 어벤저스`급 전력을 갖춘 한국 선수들을 견제할 글로벌 경쟁자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먼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클럽, 스폰서, 캐디, 코치까지 다 바꾼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지난주 열린 호주여자오픈에서 공동 46위에 머물며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그래도 클럽에 대한 실전 적응을 마친 리디아 고는 이 대회에서 명예 회복을 노린다. 지난해 5승과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을 휩쓴 세계랭킹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은 지난해 샷 감각을 살려 홈에서 열리는 LPGA의 태국 선수 첫 우승에 도전한다.
물론 아시아에서 열리는 LPGA 대회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는 세계랭킹 3위 펑산산(중국)도 우승 후보로 손꼽히고,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이자 올 시즌 미국의 부활을 꿈꾸고 있는 렉시 톰프슨(미국)도 대회 2연패를 노린다.
[조효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