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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국 여자골퍼 중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가장 많은 3승을 거둔 장하나(24)는 누구보다 화끈한 골프를 한다. 그래서 "파이팅 좋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우승할 때마다 선보이는 `특별한` 세리머니 또한 늘 화제가 됐다. 물론 그의 골프 스타일은 "너무 오버한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지난해 전인지와 얽힌 `싱가포르 가방 사건` 탓에 지독한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다. 잠깐 부진에 빠지기도 했지만 다행히 하반기 우승을 더하면서 마음고생을 털었다.
절치부심 맹훈련을 하며 2017년 시즌이 빨리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던 장하나가 첫 출전한 대회에서 마지막 6개 홀에서 5타를 줄이는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우승했다.
19일 호주 애들레이드의 로열 애들레이드 골프장(파73)에서 열린 ISPS 한다 호주 여자오픈 최종일.
선두에 4타나 뒤진 채 경기를 시작한 장하나는 첫 번째 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관심에서조차 사라졌다. 이후 11개 홀 연속 파행진. `톱10`에나 들면 만족할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의 샷이 폭발했다. 13번홀(파3) 버디를 신호탄으로 이번 대회 코스에서 가장 어렵다는 14번홀(파4)에서도 3m 버디를 떨구며 선두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15번홀(파4)에서 다시 1.5m 버디 기회를 잡았으나 살짝 빠지면서 공동 선두가 될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전날 단독 선두에 올랐던 리제트 살라스(미국)가 13번홀에서 3퍼트로 보기를 하면서 장하나는 처음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흔들리기 시작한 살라스가 또다시 14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장하나가 홀로 리더보드 맨 윗자리에 남았다. 이때 장하나는 17번홀(파5)에서 2온에 성공하면서 이글 기회를 잡고 있었다. 15m 정도 거리가 남아 있어 잘하면 버디 정도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 퍼팅이 기적처럼 홀로 사라지면서 순식간에 3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한 홀이 남긴 했지만 사실상 쐐기를 박는 `챔피언 퍼팅`이었다. 승기를 잡은 장하나는 파5의 마지막 홀에서도 1m 버디를 떨구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이날 4타를 줄인 장하나의 4라운드 합계는 10언더파 282타였고 단독 2위(합계 7언더파 285타) 역시 예상하지 못한 나나 마센(덴마크)이었다. 호주동포 이민지가 합계 6언더파 286타로 에리야 쭈타누깐과 공동 3위에 올랐고 아마추어 최혜진이 합계 5언더파 287타로 공동 7위를 기록했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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