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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1·미국)의 복귀전 첫날 제목을 굳이 붙인다면 `두 호랑이 이야기(A Tale of Two Tigers)` 정도가 적절할 것이다. 그의 플레이가 초반과 후반 `극과 극`을 오갔기 때문이다. 1오버파 73타로 전체 출전 선수 18명 중 17위. 분명 나쁜 성적표지만 그의 전반적인 플레이에 대해서는 부정보다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메이저대회 14승,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79승에서 멈춘 그의 `우승 시계`가 다시 작동할 가능성을 봤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이라고 할 만하다.
2일(한국시간) 바하마 뉴프로비던스의 올버니 골프장(파72·7302야드)에서 열린 히어로 월드챌린지(총상금 350만달러) 1라운드 1번홀(파4).
그의 골프 인생에서 가장 길었던 `466일의 휴가`를 끝내고 투어로 복귀한 우즈를 소개하는 그 순간, 현장을 지킨 갤러리는 300여 명에 불과했다. 그의 스윙은 부드러우면서 강력했지만 첫 티샷이 왼쪽 러프로 향하면서 살짝 불안감을 줬다. 하지만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다행히 파를 지켰다.
우즈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빠르게 경기 감각을 찾는 것이었다. 경기 후 우즈는 "2번홀부터 그런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3번홀(파5)부터 과거 눈빛만으로 상대를 압도했던 `서슬 퍼런 호랑이`가 등장했다.
그린 앞에서 친 칩샷이 낮게 날아 착지한 후 구르다 60㎝에 붙었다. 복귀전 첫 버디가 예상보다 일찍 나왔다. 6번홀(파5)에서는 60야드 거리에서 높이 떠서 부드럽게 내려앉는 환상적인 플롭샷으로 1.5m짜리 버디를 챙겼다. 7번홀(파4)에서도 90㎝ 버디가 잇달아 터져 나왔고, 8번홀(파3)에서는 환상적인 아이언 티샷으로 핀 90㎝에 붙여 버디를 잡았다. 3연속 버디. 그 순간까지 `우즈의 부활`이라고 할 만큼 완벽했다. 드라이버샷은 같이 라운드했던 패트릭 리드(미국)보다 20야드를 더 나가기도 했고 235야드에서 5번 아이언을 잡을 정도로 아이언샷도 전성기 때 못지않았다. 리드가 "정말 대단했다"고 치켜세울 만했다.
하지만 9번홀(파5)부터 이번엔 `이빨 빠진 다른 호랑이`가 등장했다.
티샷이 덤불 속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레이업을 해야 했고 그린마저 놓친 뒤 칩샷 실수까지 나와 첫 보기가 스코어카드에 찍혔다. 11번홀에서 다시 보기를 적어 낸 우즈는 파5의 15번홀에서 다시 버디를 만들어 내며 기대를 품게 했다. 이 홀에서 우즈의 드라이버샷은 무려 340야드를 날아갔다.
하지만 긴장을 끝까지 끌고 가는 집중력이 부족했다. 막판에 그를 기다린 것은 치명적인 더블보기 2개였다.
16번홀에서는 티샷을 덤블로 보내면서, 18번홀에서는 티샷을 워터해저드로 빠트리는 샷 미스로 2타씩 잃었다. 3홀 사이에 4타를 잃고 그의 스코어 색깔은 빨강(언더파)에서 초록(오버파)으로 바뀌었다.
우즈는 이날 13개 홀 가운데 6차례 페어웨이를 지켰고, 18개 홀 중 11번 그린에 올려 61.1% 그린적중률을 보였다. 퍼트 수는 26개였다.
"막판에 나온 실수는 내가 좀처럼 하지 않는 것들"이라며 아쉬워한 우즈는 "전반적으로 느낌이 좋았다. 아직 사흘 남았기 때문에 만회할 여지는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과연 나머지 사흘 동안 어떤 호랑이가 등장할지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시즌 장타 1위 JB 홈스(미국)가 8언더파 64타로 단독 선두에 나섰고, 마쓰야마 히데키(일본)가 7언더파 65타로 단독 2위에 올랐다. 더스틴 존슨(미국)이 6언더파 66타로 단독 3위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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