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20년 전인 1996년 국내 여자골프 무대의 `대세`는 박세리였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로 가기 전 박세리는 11개 대회에서 4승을 거두면서 2억4268만원을 벌고 그해 상금왕이 됐다.
그 전까지 1억원 이상 번 선수도 없었지만 박세리는 단숨에 `상금왕 2억원 시대`를 열어 젖혔다. 당시 평균타수 70.79타를 친 박세리는 한 타에 평균 10만822원을 벌어 `타당 상금 10만원 돌파`라는 기록도 함께 세웠다.
올해 국내 여자골프의 대세는 `남달라` 박성현(23·넵스)이다. 박성현은 현재 12억6222만원을 벌어 역대 최고액 상금왕인 `2014년 김효주(12억897만원)`를 시즌 중에 벌써 뛰어넘었다.
박성현은 매치플레이로 치러진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획득한 우승상금 1억2000만원을 빼고 17개 대회에 출전해 11억4222만원을 벌었다.
올 시즌에만 7승을 챙긴 그의 총타수는 3553타. 컷오프는 없지만 두 번 기권을 하면서 한 푼도 못 번 대회가 2개나 된다. 하지만 69.67타로 `2006년 신지애(69.72타)`에 이어 두 번째 `60대 평균타수`를 노리는 박성현은 타당 32만1480원을 벌고 있다. 박세리가 처음으로 10만원 벽을 깬 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타당 30만원 시대`를 열고 있는 것이다.
박성현의 타당 상금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지 최근 다른 상금왕과 비교하면 여실히 알 수 있다. 일단 2015년 대세 전인지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우승상금 1억2000만원을 빼고 16개 대회에서 7억9376만원을 벌었다. 컷탈락은 없었지만 기권을 세 번이나 했다. 평균타수는 70.56타. 총 4159타를 친 전인지의 타당 상금은 19만853만원으로 20만원을 넘지 못했다.
처음으로 시즌 상금 `10억원 돌파` 기록을 세운 `2014년 김효주`는 23개 대회에 참가해 총 12억897만원을 벌었다.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번 1950만원을 뺀 그의 상금은 11억8947만원. 20개 이상 대회에 출전하며 강행군을 한 김효주는 기권도 하지 않았고 컷탈락도 없었다. 그러면서 그가 친 타수는 총 5132타였다.
김효주는 타당 23만1775만원을 번 꼴이 된다. 상금은 적은 반면 출전 대회 수가 많아 타당 상금이 박성현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2014년 김효주`를 넘은 박성현은 역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최저 평균타수의 주인공인 `2006년 신지애`에 도전하고 있다. 당시 신지애의 69.72타보다 적은 평균타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아직 대회가 남아 있어 어떤 결과를 받아들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그해 신지애는 15개 대회에서 총 3억7405만원을 벌었다. 총 3277번 샷을 휘두른 신지애의 타당 상금은 11만4144원이었다.
물론 상금이 모두 본인에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일단 상금의 10%는 협회 발전기금과 세금으로 원천징수되고 나중에 종합소득을 신고해 추가 세금을 낸다. 전문 캐디를 쓰면 5~10% 정도 상금에서 충당하게 된다.
한편 20일부터 경기도 남양주의 레이크우드골프장(파72)에서 열리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8억원)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리우 금메달리스트` 박인비가 불참하기로 했다.
손가락 부상이 완치되지 않아 부득이하게 불참을 결정했다. 올해 최대 빅매치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박인비-전인지-박성현의 한판승부`는 아쉽게 다음 기회로 넘어갔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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