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우승이 확정된 순간 두 손을 번쩍 들고 기뻐하는 김준성. [사진 제공 = KPGA] |
|
|
"부모님의 권유로 개명했다. 항상 무언가 부족한데 이름을 바꾸면 그 무언가를 채울 수 있다고 했다. 개명 효과를 이제서야 본 것 같다. 부모님 덕분이다. 상금은 부모님께 전부 드리겠다."
우승에 대한 열망으로 이름까지 바꾼 김준성(25·JDX)이 마침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생애 첫 우승을 맛봤다. 게다가 우승상금이 2억원이나 되는 `메이저 대회`라서 기쁨은 배가됐다.
28일 경남 양산에 위치한 에이원 골프클럽(파72·7011야드)에서 열린 KPGA 선수권대회 최종일 4라운드. 그 역사와 명성만큼 우승을 원하는 선수들의 열정으로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이날 관전 포인트는 박준섭(24·JDX)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쏠렸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인 박준섭은 대회 첫날 10언더파를 몰아치는 환상적인 샷으로 단독 선두에 오른 뒤 3라운드까지 내내 선두 자리를 지켰다.
박준섭은 압박감 속에서도 침착하고 무난하게 경기를 치러냈다. 1번홀(파4)을 보기로 출발한 박준섭은 2번홀과 3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분위기를 바꿨다.
하지만 5번홀(파4)에서 또다시 보기를 범했고 이후 2개의 버디를 잡아 전반 9홀에서 2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박준섭이 주춤한 사이 4타 뒤진 채 출발했던 김준성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첫 홀에서 버디를 잡은 김준성은 5번홀(파4)부터 10번홀(파4)까지 무려 `6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순식간에 1타 차 단독 선두로 리더보드 순위표를 바꿔놨다. 김준성은 당시를 떠올리며 "퍼트가 상상 이상으로 너무 잘됐다"면서 웃어 보였다.
이후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박준섭은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타를 줄였고 김준성은 버디와 보기를 1개씩 적어내며 18번홀에 들어설 때까지 둘은 18언더파로 공동 선두를 유지했다.
희비는 마지막 18번홀에서 갈렸다. 김준성은 안전한 플레이로 파를 잡아내며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먼저 경기를 끝냈다.
이제 관심은 박준섭. 하지만 박준섭의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리며 페어웨이를 벗어나 해저드로 빠지고 말았다.
그리고 1벌타를 받고 친 세 번째 샷도 그린에 올리지 못했고 아쉽게도 보기로 마치며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경기를 마쳤다. 생애 첫 우승의 꿈도 이렇게 날아갔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18번홀 그린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김준성은 그제서야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사실 골프 팬들에게 김준성이라는 이름은 생소하다. 사실 그의 이전 이름은 `김휘수`. 2011년 프로 데뷔한 김준성은 생각보다 투어 생활이 잘 풀리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해 3월 김휘수라는 이름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개명하고 시즌을 시작했다.
이름을 바꾼 덕일까. 김준성은 지난해 상금랭킹 37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고 이어 올 시즌에는 `메이저대회 우승`이라는 대박을 기록했다. 상금 기록만 봐도 얼마나 큰일인지 알 수 있다.
김준성이 프로 자격으로 투어에 참가한 2012년 이후 이 대회 전까지 통산 상금은 1억6940만4631원. 이번 대회 우승 상금 2억원의 가치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또 김준성은 "이 대회 전까지 상금 약 1000만원이 전부였는데, 이젠 5년간 시드 걱정을 하지 않아서 좋다"고 덧붙였다.
이날 무려 8타를 줄이며 `데일리 베스트`를 작성한 박일환(24·JDX)은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적어 내 권명호(32)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조효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