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자골프대회는 18주 연속 강행군을 펼치다 1주 휴식을 취하고 지난주 BOGNER MBN 여자오픈으로 이어졌다. 그 휴식은 `대세` 박성현의 표현대로 여자골퍼들에게는 정말 `달콤`했다. 여자골퍼들이 무더위 속에서도 매주 대회를 치르는 동안 남자골퍼들은 무려 10주 동안 방학에 들어갔다. 지루하고 불안하고 지독히 길었던 여름방학이었을 것이다.
남자골프도 이번주 기지개를 켠다. 하반기를 시작하는 무대는 25일부터 나흘 동안 경남 양산 에이원 골프장(파72·7011야드)에서 열리는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다. 1958년 창설돼 올해로 59회째를 맞는 메이저대회다. 우승자에게는 5년 동안 시드권을 준다. 우승상금도 2억원으로 두둑하다.
남자골프가 긴 잠에 들어 있는 사이 여자골프와의 상금 차이는 무척 커졌다. 현재 남자 상금 1위는 GS칼텍스 매경오픈 챔피언 박상현으로 3억2300만원을 벌었다. 여자골프 상금 선두 박성현은 9억원을 찍고 1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세 배 가까운 차이다.
남자골퍼 중 상금 1억원을 넘긴 선수는 모두 7명. 2위(2억9752만원) 최진호와 3위(2억5250만원) 이상희만 2억원을 넘겼고 이상엽(1억7861만원), 김경태(1억6100만원), 이창우(1억2740만원), 이수민(1억2200만원)이 1억원 이상을 번 주인공들이다. 반면 1억원 넘게 번 여자골퍼의 숫자는 40명에 달한다. 이들 중 남자 상금 선두 박상현보다 더 많이 번 선수도 8명이나 된다. 작년 1억원 넘게 번 여자선수는 모두 52명이었다. 현재 분위기라면 올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남은 대회도 여전히 여자가 많다. 22개 대회를 치른 여자골프는 11개 대회가 남았다. 전반기 6개 대회를 치른 남자골프는 하반기에도 6개 대회만이 예정돼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총상금 10억원이 넘는 고액 상금 대회 5개 중에 3개가 하반기에 몰렸다는 점이다. 세계 무대 속의 한국 남자골프는 결코 무시당할 수준이 아니다. 지난주에는 `21세 영건` 김시우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우승했고, 김경태는 일본프로골프투어 상금 선두를 질주하며 2년 연속 상금왕을 예약해놓고 있다.
화끈한 골프를 하는 쪽도 남자다. 여자골프에서는 박성현 홀로 라운드당 평균 4개 이상 버디를 잡고 있지만 남자는 9명의 선수가 4개 이상 버디를 잡고 있다. 최진호가 4.35개로 1위이고 이창우 박상현 이상희 강경남 김경태 김형성 조성민 홍창규 등이 4개 이상 버디를 잡고 있는 `버디킹 후보`들이다.
이번주 대회에는 올 시즌 2승을 올린 최진호(32·현대제철)를 비롯해 올해 세 차례 대회에서 모두 공동 3위 이내에 든 상금 선두 박상현(33·동아제약), SK텔레콤오픈 우승자 이상희(24), 유럽투어 대회를 제패한 차세대 주자 이수민(23·CJ오쇼핑), 다음달 전역을 앞둔 육군 병장 허인회(29·JDX멀티스포츠) 등 톱스타들이 총출동한다. 한국프로골프협회는 골프팬의 관심을 끌어모으기 위해 상금랭킹 1~3위인 `박상현-최진호-이상희`를 한 조로 묶는 최고 흥행카드를 빼들었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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