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퍼팅퀸` 이승현(25·NH투자증권)이 26개월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MY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품었다. 게다가 단 하루도 선두를 빼앗기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시즌 첫 승과 함께 개인 통산 4승 고지를 밟아 기쁨이 배가 됐다.
이승현은 24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 골프장(파72·6424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3라운드에서 버디 4개를 잡고 보기는 1개로 막아내며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합계 18언더파 198타를 기록한 이승현은 공동 2위 그룹에 오른 배선우(22·삼천리)와 정연주(24·SBI저축은행)를 5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며 2014년 5월 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이후 26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했다.
또한 우승 상금 1억원을 추가해 시즌 상금을 4억2944만원으로 늘리며 상금랭킹도 4위로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이승현의 샷을 보면 한마디로 `안 되는 게 없다`는 표현이 정확했다. 이승현은 이 대회 1·2라운드에서는 각각 8타와 7타씩 줄였는데 36홀 동안 그린을 단 한 차례밖에 놓치지 않았고 보기도 없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쳤다. 중간합계 15언더파 129타는 KLPGA투어 36홀 최소타 타이 기록이다.
무서울 정도로 정교한 아이언 샷 감각을 선보였기에 대회 최종일 KLPGA투어 54홀 최소타 기록(196타)도 갈아 치울 것으로 예상됐다. 6타만 줄이면 됐다. 최종일 우승 부담감 때문일까. 이승현은 4번홀(파4)에서 이번 대회 첫 보기를 범하며 주춤했다. 하지만 이후 버디만 4개를 잡아내며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위기에서 이승현을 구한 것은 `멘탈 훈련`이다. 이승현은 "2라운드에서도 초반에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오늘도 이런 양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잘할 것으로 믿고 기다렸다"고 밝혔다. 이어 "멘탈이 약했다기보다는 더 잘하기 위해서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며 "심호흡법, 이미지 트레이닝, 긍정적인 혼잣말하기 등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승현은 올 시즌 업그레이드된 스윙으로 꾸준하게 우승을 노렸다.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과 롯데마트 여자오픈, 그리고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오픈에서 세 차례나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승현은 올 시즌 초반 "겨울 동계훈련 동안 스윙을 콤팩트하게 만들면서도 좀 더 강력하게 임팩트를 줄 수 있게 업그레이드했다"며 "이렇게 많이 나가도 되나 할 정도로 비거리가 늘어 코스 공략이 편해졌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바뀐 스윙이 점차 몸에 익숙해지며 `퍼펙트 우승`까지 이어졌다.
게다가 이번 대회 우승은 특별했다. 서원밸리 골프클럽에서 열린 첫 프로골프투어 대회였다. 이승현은 "초대 챔피언이 되는 건 선수로서 명예로운 일인데, 내가 해내서 뿌듯하다"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정연주는 버디 2개를 추가하는 데 그치며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고, 자신의 스폰서 대회에서 우승을 노렸던 조정민(22·문영그룹)은 합계 12언더파 204타로 지한솔(20·호반건설), 김지영(20·올포유)과 함께 공동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반면 상금랭킹 1위 등극을 노렸던 고진영(21·넵스)은 1타를 잃고 합계 8언더파 208타 공동 21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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