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괴물 신인`이 등장했다.
지난주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아마추어 선수 중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뒤 공동 23위까지 오른 스페인의 존 람(21)이다. 애리조나 주립대를 졸업한 람은 프로 데뷔전인 퀴큰 론스 내셔널 첫날 단독 선두에 나서는 기염을 토했다.
24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콘그레셔널 컨트리클럽 블루코스(파71·7569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람은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아 7언더파 64타를 쳤다.
람은 대학골프 톱 플레이어에게 주는 벤 호건 어워드를 두 번 받은 유일한 선수로, 프로 데뷔를 앞두고 멘탈 코치까지 고용하면서 준비했다고 한다. 이미 PGA 투어에서 `톱10` 경험이 있다. 작년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오픈에서 공동 5위에 올랐고, OHL 마야코바 클래식에서도 공동 10위 성적을 냈다.
람은 장타자 계보를 잇는 선수다. 이번 대회에서도 평균 307야드를 보내면서도 78%의 높은 페어웨이 안착률을 보였다. 아이언샷과 퍼팅도 최상이었다.
천둥을 동반한 폭우로 경기가 2시간15분간 지연된 이날 람은 10번홀에서 출발해 전반에 버디 3개, 후반에 버디 4개를 몰아쳤다. 특히 후반 5번홀에서는 9m짜리 버디 퍼팅을 성공하기도 했다.
"드라이버샷이 무척 잘됐다"는 람은 "페어웨이를 자주 적중했고 또 공도 멀리 갔다"며 "그래서 좀 더 공격적으로 홀 공략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시우(21·CJ오쇼핑)도 버디 5개에 보기 1개로 4타를 줄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지난 3개 대회에서 컷탈락 두 번, 하위권 한 번을 기록하는 등 부진했던 김시우는 람에 3타 뒤진 공동 11위(4언더파 67타)에 자리하며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10번홀에서 출발한 김시우는 전반에 2타를 줄였고 후반 들어서도 순항했다. 2번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한 김시우는 4번홀(파4)에서는 티샷을 러프로 보내 레이업을 하는 바람에 보기를 적어냈다. 하지만 5번홀(파4)과 8번홀(파4)에서 버디로 만회하며 기분 좋게 첫날을 마무리했다.
조나탄 베가스(베네수엘라)가 람에 1타 뒤진 2위(6언더파 65타), 베테랑 어니 엘스(남아프리카공화국) 등 8명이 5언더파 66타를 쳐 공동 3위에 올랐다. PGA 투어 신인 자격을 얻어 이번 대회에 출전한 지난해 유럽투어 신인왕 안병훈(25·CJ그룹)은 보기 없이 버디 2개만을 골라내 공동 35위(2언더파 69타)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휘(24)는 공동 55위(1언더파 70타), 강성훈(29)은 공동 72위(이븐파 71타)에 머물렀다.
2007년 이 대회 우승자 최경주(46·SK텔레콤)는 4타를 잃고 공동 114위까지 밀려 컷통과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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