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한국 여자골퍼들은 31개 대회 중 15승을 거뒀다. 초반 무서운 상승세가 후반 주춤하면서 아쉽게 `절반 우승`에 도달하지 못했다. `슈퍼 루키` 전인지가 합류하는 올해는 `50% 우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초반 6개 대회에서 4승을 거둘 때만 해도 "이러다 60% 아니 70% 우승까지 나오지 않을까" 김칫국을 마시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예정된 33개 대회 중 절반인 17개 대회를 소화한 현재 한국 여자골퍼들의 승수는 총 `6승`으로 35% 승률에 머물러 있다. 박인비 최나연 유소연 양희영 등 `언니들의 화력`이 받쳐주지 못한 까닭이 컸다. 6승 중 5승이 `2년차`에서 나온 승수들이다. 작년 신인왕 김세영과 장하나가 2승씩 거뒀고, 김효주가 1승을 거들었다. 나머지 우승은 신지은에게서 나왔다.
반환점을 돈 LPGA투어에서 올해 남은 대회는 16개. 사실상 K골프의 `50% 승률`은 물 건너갔다고 해야 할 것이다.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를 필두로 한 `한국계 돌풍`이 너무 거세고,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브룩 헨더슨(캐나다) 렉시 톰프슨(미국) 등 신흥 강자들의 샷 감도 최고조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전인지가 신인상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에 올라 K골프에서 2년 연속 신인왕이 배출될 전망이다.
K골프가 자극제가 된 LPGA투어는 선수들의 전반적인 기량 향상으로 올해 각종 부문에서 다양한 신기록을 쏟아낼 태세다. 일단 리디아 고는 2006년 로레나 오초아 이래로 가장 낮은 평균 타수에 도전한다. 오초아가 그해 69.236타로 최저 타수상을 받은 후 가장 낮은 타수는 작년 박인비의 69.415타였다. 현재 리디아 고의 평균 타수는 69.313타. 10년 만에 오초아의 기록을 넘어설지 관심을 모은다.
LPGA 사상 처음으로 280야드 이상 치는 장타자가 나올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주인공은 올해 평균 284.22야드를 날리고 있는 톰프슨이다. "어느 순간 멀리 치는 법을 터득했다"는 톰프슨은 웬만해서는 우드나 아이언 티샷을 하지 않기 때문에 280야드대 평균 거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톰프슨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이글 20개를 넘어설지도 관심사다. 2000년 이후 LPGA투어에서 한 해 가장 많은 이글을 잡은 `이글 퀸`은 2004년 19개를 기록한 장타자 로라 데이비스(영국)다. 톰프슨은 현재 이글 11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젊은 패기로 공격적인 골프를 하는 헨더슨이 한 해 버디 500개 사냥에 성공할지도 관심을 갖고 지켜볼 만하다.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버디를 잡은 선수는 2014년 460개 버디를 노획한 리디아 고다. 2000년 이전에는 대회가 많지 않아 한 선수가 한 해 400개 이상 버디를 잡기도 어려웠다. 현재 헨더슨이 사냥한 버디는 총 251개. 500개를 넘기 위해서는 좀 더 화끈한 공격 골프가 필요하다.
지난 시즌 최연소 상금왕에 오른 `최연소 브레이커` 리디아 고는 이번 시즌 `최연소 2년 연속 상금왕`에 도전하고 있다. 현재 151만달러를 벌어 상금 1위를 달리고 있는 리디아 고는 데뷔 해인 2014년 208만달러, 작년 280만달러에 이어 3년 연속 200만달러 돌파라는 기록을 세울 것이 확실시된다.
이번주 LPGA투어 무대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너클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아칸소 챔피언십이다. 최나연이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서고 김세영, 전인지, 리디아 고, 헨더슨, 쭈타누깐 등 톱 랭커 상당수가 출전한다.
[오태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