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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번홀 버디를 잡고 주먹을 불끈 쥔 이상희. [사진 제공 = K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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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이상희(24)는 3년8개월 만에 우승할 기회가 있었다.
GS칼텍스 매경오픈 최종일 챔피언조에서 2012년 9월 KPGA 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통산 3승째를 노렸지만 뒷심 부족으로 공동 6위에 만족해야 했다. 챔피언조 바로 앞에서 라운드한 박상현(33·동아제약)이 우승을 차지했고, 역시 같은 조의 김경태(30·신한금융그룹)가 이상희보다 앞선 공동 3위를 기록했다.
22일 인천 스카이72 골프&리조트 오션코스(파72·7209야드)에서 끝난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일 경기. 다시 챔피언조에 낀 이상희의 같은 조 경쟁자는 공교롭게도 `악연이 있는` 박상현과 김경태였다. 2주 전과 차이가 있다면 당시 1타 차 2위로 시작한 반면 이번에는 1타 차 단독 선두로 경기에 나섰다는 점이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2011년 NH농협오픈에서 한국프로골프 선수 최연소 우승(19세 6개월 10일) 기록을 세운 이상희가 2012년 KPGA 선수권 이후 3년9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너무 우승하고 싶은 마음에 `빨간색(우승 재킷 색깔) 티셔츠`로 깔맞춤했다"는 이상희는 이날 버디 6개, 보기 3개로 3언더파 69타를 기록해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김경태를 1타 차로 제쳤다. 우승상금 2억원을 챙긴 이상희는 시즌 상금을 2억3150만원으로 늘렸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18번홀(파5)이었다.
시종 치열한 난타전이 벌어졌지만 17개 홀을 지나고도 여전히 1타 차 단독 선두로 마지막 홀을 맞은 이상희는 7m짜리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김경태가 1.5m에 붙여 자칫하면 연장전으로 끌려 들어갈 수 있는 상황. 긴장할 법도 했지만 이상희는 김경태보다 먼저 버디 퍼팅을 성공하면서 주먹을 불끈 쥐는 우승 세리머니를 했다.
주시인 왼쪽 눈으로 퍼팅 라인을 읽기 위해 살짝 옆으로 앉는 자세를 취하는 그는 "마지막 퍼팅 때 그린을 읽는 데 정말 검은색 라인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지난해를 스스로 `슬럼프`로 분석한 이상희는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너무 긴장한 탓에 우승 기회를 날리고 나서 자신감을 잃지 않을까 무척 걱정했다고 한다. 게다가 1라운드에서 열이 많이 나서 이번 대회에도 기회는 없을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오히려 편안하게 마음먹은 게 잘된 것 같다"고 했다.
김경태에게도 뒤집을 수 있는 기회는 있었다. 16번홀(파4)에서 이상희의 티샷이 왼쪽 해저드로 들어갔다. 결국 보기. 하지만 김경태도 두 번째 샷을 그린 너머로 보내 버렸고 칩샷마저 2m 거리가 남을 정도로 잘못 치는 바람에 3온 2퍼트로 보기를 범해 공동 선두 기회를 날려 버렸다.
2011년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 이후 20번째 대회만에 국내 대회 우승을 노렸던 김경태는 끝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5년 동안 4번 준우승을 차지한 김경태는 SK텔레콤오픈에서만 세 번 준우승을 거두는 아쉬움을 남겼다.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 후 "KPGA 대상이나 상금왕을 노려보고 싶다"고 했던 박상현은 단독 3위(합계 8언더파 280타) 상금 6000만원을 보태 총 2억6000만원으로 상금 랭킹 선두를 유지했고 최경주(46·SK텔레콤)는 합계 3언더파 285타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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