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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1무8패`.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 성적은 `대항전`이라는 말을 붙이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너무 초라하다. 열 번 싸워 한 번 이기는 팀이라니.
하지만 8일부터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열릴 통산 11번째이자 `아시아 지역 첫 번째` 프레지던츠컵에서는 인터내셔널팀의 두 번째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모락모락 커가고 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이번에 출전하는 인터내셔널팀 멤버들은 유난히 `불굴의 정신`으로 똘똘 뭉친 선수들이 많다. 역대 최강 `에이스` 제이슨 데이(호주)부터가 숱한 고난을 뚫고 메이저대회 정상은 물론 세계랭킹 1위까지 오른 의지의 골퍼다. 데이는 어릴 적 아버지가 쓰레기 더미에서 찾은 3번 우드로 골프를 시작했다. 시도 때도 없이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희귀병에도 흔들리지 않았고, 2013년에는 동남아시아를 덮친 태풍 하이옌 때문에 필리핀에 살던 외가 친척 8명을 한꺼번에 잃는 참담한 사고를 겪기도 했다.
단장 추천 선수 스티븐 보디치(호주)는 한때 자살까지 생각했던 우울증을 극복하고 PGA 챔피언이 된 불굴의 골퍼이고 통차이 짜이디(태국)는 낙하산 부대원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특수부대 출신 골퍼`다. 화려한 아마추어 경력을 갖고 있는 뉴질랜드 동포 대니 리는 어린 나이에 슬럼프를 겪었지만 이를 딛고 지난 7월 그린 브라이어 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캐디` 어머니와 고단한 투어생활을 했던 배상문 역시 배짱 하나만큼은 `골프 황제급`이라고 할 만하다. `이겨봐야 본전`인 미국팀에 비해 `잃을 것 없는` 인터내셔널의 악바리 투지가 빛을 발할 경우 예상을 뒤엎는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타이거 우즈의 부재도 인터내셔널팀에는 `1승`을 챙길 수 있는 호재라 할 수 있다. 양팀을 통틀어 프레지던츠컵 최다 출전 선수는 필 미켈슨으로 10회 꼬박 출석 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승리는 우즈가 더 많이 했다. 세 번째 대회인 1998년 처음 출전한 이래 2013년까지 8차례 연속 출전한 우즈는 통산 24승을 올렸다. 이 부문 2위 짐 퓨릭(20승)보다 4승이나 많다. 성적을 떠나서 그동안 미국팀은 우즈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큰 이점을 누린 게 사실이다.
역대 전적도 찬찬히 뜯어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프레지던츠컵은 미국에서 여섯 차례, 그리고 그 외 나라에서 네 번 열렸다. 인터내셔널팀의 미국 개최 대회 전적은 6전 전패다. 하지만 인터내셔널팀 영토로만 좁히면 1승1무2패로 근소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아무리 실력 차이가 있다고 해도 `홈 어드밴티지`가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스코어다.
1998년 호주에서 열린 대회 때는 대회 사상 두 번째로, 큰 점수 차이(20.5대11.5)로 미국팀을 제압했고 2003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17대17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더욱이 올해부터는 개최지 단장이 1~3일차 경기 일정을 자신들이 유리한 쪽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닉 프라이스 인터내셔널팀 단장은 "역대 전적에서 인터내셔널팀은 포섬(2인1조가 돼 볼 한 개를 번갈아 치는 방식) 성적이 좋았다"며 대회 첫날 이 방식으로 경기를 펼쳐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또 지난 대회와 달리 포섬과 포볼(2인1조로 각자 플레이한 뒤 좋은 점수를 그 팀의 성적으로 하는 방식) 방식의 경기 수를 4경기나 줄인 것도 인터내셔널팀에 다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프라이스 단장이 고심해서 뽑은 `배상문 카드`가 제대로 먹히느냐도 이번 대회 성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배상문은 최근 2년간 프레지던츠컵 대회장인 잭니클라우스 코스에서 두 번 우승한 경험이 있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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