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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퀸`이 되겠다며 영어 이름을 `Q BAEK`으로 등록한 루키 백규정(20·CJ오쇼핑). 김효주와 함께 신인왕 경쟁을 벌일 것으로 기대됐지만 백규정은 당찬 포부와 달리 개막전부터 컷탈락의 쓴맛을 보더니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김효주뿐 아니라 김세영 장하나까지 `루키 돌풍`을 일으키면서 `Q 백`의 이름은 어느새 팬들 기억에서 잊혀 갔다.
개막전에서 컷탈락하고 백규정은 "창피하기도 하고 이게 내 진짜 실력인가 하는 생각에 충격이 컸다"고 했다. 그러면서 "루키답게 당차게 일어서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칠흑같은 긴 터널을 지난 백규정의 샷이 돌아오고 있다.
24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의 블라이드필드 골프장(파71·6414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마이어 LPGA 클래식(총상금 200만달러) 첫날 버디 7개를 쓸어담고 보기 2개를 곁들여 5언더파 66타를 쳤다. 이일희와 함께 공동 6위다. 도리 카터, 리젯 살라스(이상 미국), 캐서린 커크(호주) 등 그다지 위협적이지 못한 공동 1위(7언더파 64타) 그룹 선수들을 2타 차로 뒤쫓고 있다.
`백규정의 부활`을 거론하는 것은 이날 성적 때문만이 아니다.
지난주 백규정은 이번 시즌 첫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최종일 부진한 탓에 공동 5위로 대회를 마감했지만 1~3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치며 이전과는 완전 달라진 면모를 보였다. 3라운드에서는 공동선두까지 치고 올랐다.
지난해 국내 무대에서 뛸 때 백규정은 `전광석화` 같은 샷과 화끈한 `몰아치기`로 큰 인기를 끌었다. 기복이 심한 것은 국내 무대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한번 샷이 폭발하면 무서울 정도였다. 이제야 그 진가가 발휘되고 있는 셈이다.
시즌 초반 부진할 때 백규정은 `준비 미숙`을 거론하면서 "샷이 똑바로 가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LPGA 통계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드라이버샷은 거리(249.9야드·73위)도 짧고 정확도(69.4%·104위)마저 엉망이어서 도저히 해볼 도리가 없었다. 그린적중률도 66.06%로 89위에 머물러 있다. 그나마 퍼팅 기량이 녹슬지 않아 버티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슬슬 드라이버샷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날도 정확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거리가 평균 260야드로 늘어나 화끈한 버디 사냥을 벌일 수 있었다.
백규정이 우승하면 LPGA 투어 단일시즌 한국 선수 최다승 기록(12승)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올 시즌 들어 한국 선수는 총 11승을 합작해 2006년과 2009년에 세운 최다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오지영(27·한화)이 버디 5개와 더블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로 공동 12위에 올랐고, 세계랭킹 1위 박인비(27·KB금융그룹)는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적어내는 기복을 보이며 1언더파 70타 공동 37위로 대회를 시작했다. 마라톤 클래식에서 생애 첫 승의 감격을 맛본 최운정(25·볼빅)은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묶어 이븐파 71타로 공동 62위에 머물렀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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