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상금 신기록을 써 나가고 있는 이보미(25·마스터스GC)와 `한·미·일 메이저퀸` 전인지(21·하이트진로)가 올해 마지막 대결을 펼치고 있다. 치열한 승부가 진행되는 무대는 29일까지 나흘간 일본 미야자키현 미야자키 골프장(파72·6448야드)에서 열리는 JLPGA투어 최종전 `투어챔피언십 리코컵`. JLPGA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이자 올해 열리는 마지막 메이저대회다. 이 대회는 마지막 토너먼트라는 의미를 넘어 전인지와 이보미 모두 절대 우승을 양보할 수 없는 자신만의 이유가 있다.
올 시즌 전인지와 이보미는 일본여자골프판을 뒤집어놨다. 게다가 묘하게도 닮은 점이 많다.
두 선수 모두 수려한 외모와 매너, 골프 실력까지 흠잡을 곳 없어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이보미는 일본 투어 선수들이 뽑은 최고의 선수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또 확실한 장타자는 아니지만 약점 없는 꼼꼼한 플레이를 펼친다는 점도 닮았다.
기록을 봐도 박빙이다.
이보미는 올 시즌 일본골프 역사를 새로 썼다. 이 대회를 빼고도 2억2581만7057엔(약 21억2500만원)을 벌어들이며 일본 남녀 골프 사상 시즌 최다상금 신기록을 세운 것. 특히 지난 9월에는 JLPGA투어에서 최초로 2주 연속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작성하기도 하는 등 올 시즌 우승을 7차례나 했다. 준우승도 7번이나 된다. 상금왕과 다승왕에 오른 이보미는 올해의 선수상인 메르세데스 랭킹, 평균타수(70.10타), 그린 적중률, 평균 퍼트수, 파세이브율 등에서도 모두 1위에 올라 있다.
우승과 각종 기록을 보면 전인지도 절대 밀리지 않는다. 오히려 질적인 측면에서는 한발 앞서는 모양새다.
전인지는 올 시즌 KLPGA투어 5승과 함께 JLPGA투어 살롱파스컵·일본여자오픈, LPGA투어 US여자오픈 등 `글로벌 8승`을 올렸다. 이 중 메이저대회만 4승이다. 특히 전인지는 올 시즌 JLPGA투어 두 개의 메이저대회에 초청 출전해 모두 우승하며 `시즌 메이저 승률 100%`를 기록하고 있다.
또 전인지는 KLPGA투어에서 상금왕에 올랐고 대상, 최저타수, 다승 부문에서 1위에 올라 4관왕을 차지한 점도 닮았다. 올 시즌 상금에서는 전인지가 살짝 앞선다. 전인지가 상금왕을 차지한 KLPGA투어와 미국·일본 투어에서 벌어들인 상금을 합하면 무려 23억2500만원으로 이보미보다 2억원가량 많다.
서로 다른 무대지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이들이 `최후의 전쟁`인 JLPGA투어 최종전 투어챔피언십 리코컵에서 우승을 노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보미는 화려한 한 시즌을 보냈지만 2% 부족한 게 있다. 바로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다는 것. 전인지도 올 시즌 초청으로 출전한 JLPGA투어 우승확률 100% 기록을 이어가겠다며 벼르고 있다.
마지막 `왕중왕전`. 화룡점정을 찍을 주인공은 누가 될지 한·일 골프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26일 열린 리코컵 1라운드에서 이보미가 기선 제압을 했다. 이보미는 이날 이븐파 72타로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려놨다. 선두에 오른 마에다 요코(일본)와는 3타차. 반면 어깨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전인지는 버디 3개와 보기 5개로 2오버파 74타 공동 14위로 출발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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