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인비 최저타수상 수상…명예의 전당 포인트 채워
"올 시즌 어떤 타이틀보다 명예의 전당 포인트를 채우는 것에 집중했고, 그 목표를 이번 시합에서 이루게 됐다. 오늘은 내 골프 인생에서 가장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이다."
박인비는 23일(한국시간) 막 내린 LPGA투어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에서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단독 6위에 올라 베어트로피(시즌 최저타 1위·평균 69.415타)를 품에 안았다. 이날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7위에 오른 리디아 고에 앞서며 살얼음판 같던 리드를 지키는 데 성공한 것. 둘의 총타수 차이로 보면 단 `2타` 승부였기에 더욱 짜릿했다.
게다가 베어트로피 수상으로 명예의 전당 포인트 1점을 추가해 총 27점을 만들며 한국 선수로는 박세리에 이어 두 번째로 LPGA 명예의 전당 입회 기준을 만족시켰다. 박인비는 현역 생활 10년차가 되는 내년 시즌이 끝나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박인비는 "골프 인생 최고 목표인 명예의 전당 가입을 위한 포인트를 9년 만에 채울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돌아본 뒤 "베어트로피 수상 확정을 통해 명예의전당 가입을 위한 포인트인 27점을 모두 채웠고, 내년에는 10년 차가 되어 최소 경기 수인 10개 시합만 출전하면 그 꿈이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인비는 "오늘은 내 골프 인생에서 가장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이다. 2015시즌을 잘 마무리하게 되어 홀가분하다" 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 박인비는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 막판 뒤집기를 노렸지만 단 2타가 모자라 아쉬움을 남겼다. 박인비도 "이번주 쇼트 퍼팅에서 실수가 잦았다. 하루에 두 타씩만 줄였더라면 올해의 선수, 상금왕 등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인비는 내년 시즌 치러질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박인비는 "올림픽은 국가를 대표해 나가는 영광스러운 자리"라며 "최선을 다해 경기를 풀어갈 것이며 아무도 경험해 보지 않아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치열했던 2015 시즌을 만족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속에 마무리지은 박인비는 24일 `ING생명 챔피언스 트로피` 참가를 위해 귀국한다.
■ 리디아 고, 최연소 올해의 선수·상금왕
"오늘 힘든 하루를 보냈고 인내심을 가져야 했다. 또 지난 1년간 일들이 생각나면서 눈물이 났다."
LPGA투어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에서 합계 11언더파 277타 공동 7위로 마무리한 리디아 고(18·뉴질랜드)가 대회 2연패는 실패했지만 최연소 올해의 선수, 상금왕을 확정한 뒤 참고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만약 이 대회에서 박인비가 4위 이상 성적을 거두거나 우승했다면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 모두 박인비에게 내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박인비가 6위에 그치며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서 리디아 고는 280점을 쌓아 2위 박인비(278점)를 2점 차로 따돌렸다. 또 상금 부문에서도 리디아 고는 280만802달러를 기록해 263만달러인 박인비를 제쳤다.
리디아 고가 수상한 올해의 선수상은 의미가 크다. 미국 4대 스포츠와 PGA투어를 다 포함해도 최연소 올해의 선수상 수상이기 때문이다. 타이거 우즈도 21세에 PGA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또 1995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에 이어 20년 만에 신인상을 타고 이듬해 곧바로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선수가 됐다.
늘 "즐기겠다" "타이틀에 신경 쓰지 않고 재미있게 하겠다"고 말한 리디아 고는 이날 올해의 선수상 결정 소식에 눈물을 쏟았다. 그만큼 욕심을 냈고 마음고생을 했다는 것.
리디아 고는 "아주 긴 시즌이었고 좋은 일도 있었지만, 힘든 일도 있었기에 그런 생각이 나서 눈물이 저절로 나왔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번주를 시작할 때 올해의 선수상을 갖고 싶다고 말했는데, 막상 그 상을 받게 됐다는 말을 들으니 좀 더 감정이 벅차 올랐다"고 덧붙였다.
`최연소 타이틀 수집가`답게 `최연소 올해의 선수`가 된 리디아 고는 올 시즌 최연소 메이저대회 우승, 연속 라운드 언더파 타이기록, 최연소 투어 10승 등 굵직한 기록을 작성했다. 앞으로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리디아 고는 `2관왕`에 오른 것뿐만 아니라 `잭팟`도 터뜨렸다. 한 시즌 투어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한 CME 글로브 순위에서 리디아 고는 1위를 지켜 보너스 100만달러도 품에 안았다. 2년 연속 `잭팟`을 터뜨린 리디아 고가 올해 벌어들인 총상금은 무려 380만달러가 넘는다.
시즌 마지막 우승 트로피는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크리스티 커(미국)가 가져가며 미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한때 단독 선두까지 치고 올라섰던 장하나(23)는 1타 모자란 공동 2위에 오르며 자신의 데뷔 시즌을 우승 없이 준우승만 4차례 차지한 것으로 마무리했다. 한국 국적 또는 동포 선수들은 올해 31개 대회 중 무려 20승을 합작하며 `코리안 낭자`의 힘을 과시했다.
[조효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