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인열전 마스터스 1라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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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톱질그립 최경주는 이번 대회에서 퍼팅 그립을 바꿨다. `소(sawㆍ톱질) 그립`으로 톱질하는 자세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오른손 엄지를 그립에 대고 나머지 손가락을 펴서 잡는 자세로 `집게 그립`에서 변형된 그립 모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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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말 톱질이 잘됐다."
11일(한국시간)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GC(파72ㆍ7435야드)에서 열린 마스터스 첫날 유리판 그린을 제대로 공략한 최경주(44ㆍSK텔레콤)가 선전 요인으로 꼽은 건 다름 아닌 `톱질`이다.
그가 표현한 톱질은 3주 전 마스터스를 위해 바꾼 퍼팅 스타일인 `소(saw) 그립`을 의미한다. 집게(claw) 그립의 일종이지만 오른손 모양이 마치 톱 같다고 해서 소 그립으로 부른다. 퍼팅 스트로크는 마치 톱질을 하는 것 같다.
"원하는 퍼팅 라인으로 오른손 톱질을 해주면 된다. 2개를 빼고는 5피트(1.5ｍ) 이내 퍼팅을 모두 성공시켰다"는 최경주는 어느새 소 그립 예찬론자가 돼 있었다.
"소 그립은 예전 퍼팅에 비해 매 라운드 평균 2개를 줄여주는 것 같다. 오늘도 어려운 파 세이브 4개를 했다. (예전 같으면)무조건 보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게 안 들어갔다면 오버파로 경기를 끝냈을 것이다. 오늘 정말 톱질이 잘됐다."
물론 꾸준히 변화를 추구하는 최경주에게 만족이란 없다. "새로 바꾼 소 그립 퍼팅은 오늘 100점 만점에 70점을 주고 싶다"며 "고쳐야 할 게 많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날 18홀 중 7개 그린을 놓치고 27개 퍼트로 경기를 끝낸 최경주는 버디 3개,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기록해 공동 5위에 올랐다. 선두 빌 하스(미국ㆍ4언더파 68타)와는 불과 2타 차다.
최경주뿐 아니라 많은 선수가 "핀 위치가 마지막 날인 것처럼 어렵게 꽂혔다"고 할 만큼 이날 코스를 공략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나이 마흔다섯이 넘고 나서 한 라운드에 한두 번씩은 생각지도 않은 샷이 나온다"던 최경주는 많은 것을 고려해 대회 전부터 현명하게 전략을 짰다. 파5 홀에서 그린 앞 물을 확실하게 넘길 수 없다면 무조건 잘라 가겠다는 전략이다. 그리고 파4 홀과 파3 홀은 파에 만족하는 것이다.
최경주가 잡은 버디 3개가 모두 파5 홀에서 나왔다.
2번홀(파5ㆍ575야드)에서는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들어갔지만 환상적인 벙커샷으로 핀 3ｍ에 떨어뜨려 첫 버디를 잡았고, 파4 7번홀(450야드)에서 나온 보기로 다시 이븐파가 됐지만 아멘코너의 마지막인 13번홀(파5ㆍ510야드)에서 다시 버디가 나왔다.
버디가 잘 나오는 쉬운 곳이지만 그린 앞 개울이 욕심(2온)을 부리는 선수에게 치명상을 입히는 이 홀에서 최경주는 확실히 잘라 갔다. 두 번째 샷을 물에 못 미치게 보낸 뒤 98야드를 남기고 샌드웨지로 친 세 번째 샷으로 버디(90㎝)를 잡았다.
지난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드롭을 잘못해 벌타를 받으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던 15번홀(파5ㆍ530야드)에서는 반대로 과감하게 5번 우드로 물을 넘겨 2온을 시도했다. 공은 그린까지 넘어섰지만 칩샷 후 3.5ｍ `톱질`이 잘돼서 버디를 더했다.
"앞으로 남은 3라운드 동안 차근차근 서두르지 않을 계획"이라는 최경주는 인터뷰 말미에 "나도 이제 노장 축에 끼니까 죽을 힘을 다해서 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우즈의 불참으로 대회 2연패와 함께 세계랭킹 1위 등극을 노리는 애덤 스콧(호주ㆍ2위)은 버디 5개와 더블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기록하며 `장타자` 버바 왓슨(미국) 등과 공동 2위로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1언더파 71타로 지난해 PGA투어 신인왕 조던 스피스(미국) 등과 함께 공동 12위를 차지했다.
최경주와 함께 배상문(28ㆍ캘러웨이)도 그림 같은 `이글 칩샷`을 앞세워 상위권에 올랐다.
배상문은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1개를 잡고 보기는 3개를 범하며 이븐파 72타로 스티브 스트리커(미국) 등과 함께 공동 20위에 올랐다. 배상문은 15번홀(파5ㆍ530야드)에서 세컨샷이 그린을 넘어갔지만 30m에 달하는 내리막 칩샷을 그대로 홀에 넣으며 갤러리들의 환호를 한몸에 받았다.
양용은(42ㆍKB금융그룹)은 5오버파 77타로 공동 75위에 머물렀다.
[오거스타(조지아주) =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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