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바 왓슨, 너 떨고 있니?"
2014-2105 새 시즌을 시작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장타왕 왓슨을 압도하는 신인 거포 두 명이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현재 드라이버샷 거리 부문 1ㆍ2위를 달리고 있는 대니얼 버거와 토니 피노(이상 미국)다. 버거가 324.3야드로 1위, 그리고 피노가 321.9야드로 2위다. 지난 시즌 장타 1위 왓슨은 평균 314.3야드를 날렸다.
둘 중 더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선수는 2위 피노다. 피노는 신체 조건에서부터 왓슨을 압도한다.
왓슨이 키 191㎝에 몸무게 81㎏인 데 비해 피노는 193㎝, 90㎏이다. 원래 고등학교 때까지 유명한 농구선수였던 피노는 동생과 함께 전격적으로 프로골퍼로 전향했다. 나이도 왓슨이 36세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반면 피노는 이제 24세에 불과하다.
비록 지금까지 2개 대회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피노의 기록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평균 드라이버샷이 아니라 한 샷 한 샷 장타 순위를 가리는 `롱기스트 드라이브` 부문 상위 9개 중 3개가 피노의 것이다.
시즌 개막전인 프라이스닷컴 오픈 4라운드 9번홀에서는 374야드짜리 초장타(롱기스트 부문 2위)를 선보였다. 이에 앞서 6번홀에서도 373야드의 괴력타를 뽐냈다. 지난 시즌 왓슨이 374야드를 넘긴 것은 두 번뿐이다.
그는 또 불과 2개 대회 만에 지난 시즌 최고 볼 스피드(앤드루 루프의 188.95mph)에 육박하는 187.49mph의 기록을 냈다. 2010년 이후 가장 빠른 볼 스피드를 자랑한 선수는 왓슨으로 2012년 192.21mph였다. 시즌 시작과 함께 이 기록을 위협한 셈이다. 더 젊은 시절에는 400야드에 육박하는 장타를 쳤다는 피노는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 거리를 줄였다고 한다. 피노는 이 장타력을 앞세워 2개 대회 8라운드 28개 파5홀에서 20언더파를 쳤다.
피노에게 주목해야 할 다른 이유는 장타 못지않게 실력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개막전 공동 12위,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공동 7위에 오른 피노는 시즌 상금 31만달러로 랭킹 9위에 올라 있다. 작년 2부 투어 27개 대회에서 번 상금에 거의 맞먹는 돈을 2개 대회에서 벌었다.
2부 투어 정규 시즌 상금랭킹 15위로 PGA 시드권을 얻은 버거도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 371야드(롱기스트 공동 7위) 드라이버샷을 뽐냈다. 하지만 너무 거리에만 신경 썼던지 2개 대회에서 모두 컷탈락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도 지난해 비로소 프로 전향을 했고 21세로 누구보다 젊다는 게 장점이다. 미국에서 테니스 감독으로 유명한 아버지(제이 버거)로부터 `스포츠 DNA`를 타고 난 것도 그의 장래를 기대하게 한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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