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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번홀 `칩인 버디`…김지영 생애 첫승
한때 7명이 공동선두 혼전…막판 20m 넘는 칩인 버디로 김지현·김자영 1타차 제쳐
기사입력 2017.05.14 17:45:54| 최종수정 2017.05.14 19:57:52 싸이월드 공감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KLPGA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김지영이 페어웨이 한복판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LPGA]
14일 경기도 용인 수원 골프장(파72·6494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일 3라운드 17번홀(파5).

공동 2위 그룹에 1타 앞선 채 살얼음판 선두를 달리던 김지영(21·올포유)이 위기를 맞았다. 티샷이 러프로 들어간 데 이어 세 번째 샷도 그린에 올리지 못했다. 홀까지는 20m 넘게 남은 칩샷 상황. 김지영이 연장전을 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홀에 붙여 파를 잡아내야 했다.

심호흡 한번 한 뒤 가볍게 친 볼은 살짝 강해 보였지만 홀을 향해 똑바로 굴러갔다. 그리고 영화의 한 장면처럼 홀 속으로 사라졌다. 위기 상황에서 나온 천금 같은 칩 인 버디. 단 1개 홀이 남은 상황에서 2타 차 선두로 달아나는 극적인 장면이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우승의 신`이 함께한 김지영은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KLPGA 투어 입성 2년 만에 감격적인 첫 우승을 차지했다. 만약 극적인 `칩 인 버디`가 없었다면 연장전에 돌입할 수도 있었고 또다시 `연장패`의 아픔을 반복할 수 있었다.

김지영은 지난해 삼천리 투게더오픈에선 `대세` 박성현(24)에게 연장 패배했고, 메이저 대회인 KLPGA 챔피언십 연장전에선 당시 승승장구하던 배선우(23·삼천리)를 만나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더 이상 우승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사실 올 시즌 초반 모습을 보면 김지영의 우승은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다. 첫 대회였던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서는 기권했고, 이어진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는 컷 탈락을 당했다.

이후 국내에서 열린 첫 대회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는 13위에 오르며 분위기를 바꾸는가 싶었지만 이어진 삼천리 투게더오픈에서는 둘째날 81타를 치며 무너져 또다시 컷 탈락을 당했다. 이후에도 19위, 13위, 38위로 샷 감각이 쉽게 올라오지 않았다. 앞서 열린 교촌 허니 레이디스오픈 2라운드에서는 또다시 82타를 적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첫날 68타, 둘째날 67타를 치며 서서히 선두 그룹을 압박했고 결국 드라마 같은 우승 장면을 남기며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김지영은 이정은6(21·토니모리), 박민지(19·NH투자증권), 김지현(26·한화)에 이어 올 시즌 네 번째 `생애 첫 우승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경기가 끝난 뒤 김지영은 "마지막 홀에서 파 세이브를 해야 우승인 줄 알았다"고 말한 뒤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노렸으나 퍼트가 홀을 많이 지나가는 바람에 보기를 범해 경기가 끝나고도 우승인 줄 몰랐다"며 얼떨떨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내 "지난해에는 연장에서 매번 아쉽게 우승을 놓쳤는데, 오늘은 리더보드를 보지 못해 긴장을 덜 해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이날 독특한 스코어보드도 눈길을 끌었다. 우승을 차지한 김지영과 공동 2위로 아쉽게 마친 김지현(26·롯데) 김자영(26·AB&I) 이지현(21·문영그룹), 공동 5위가 된 최혜정(26)까지 5명 모두 이름 뒤에 `2`자가 붙은 선수들이다. 동명이인 선수들의 혼돈을 막기 위해 붙인 숫자. 그래서 이날 우승 경쟁은 `2의 전쟁`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들은 한때 7명이 공동 선두를 이루며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쳤다.

이날 단독 선두로 출발한 최혜정(26)은 공동 5위로 내려앉았고 김민선(21·CJ오쇼핑)은 후반 13번홀(파3)부터 급격하게 샷이 흔들리며 4홀 연속 보기를 범해 순위가 급락했고 17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결국 공동 7위로 마쳤다.

치열한 우승 경쟁이 펼쳐진 가운데 기대를 모았던 우승 후보들은 최종일 주춤하며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고진영(22·하이트진로)은 더블 보기를 범하는 등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합계 4언더파 212타로 박결(21·삼일제약), 배선우 등과 함께 공동 14위에 머물렀고, 가장 먼저 2승을 올린 김해림(28·롯데)은 이날 2타를 잃고 합계 3언더파 213타로 이정은(토니모리), 이정은(29·교촌F&B) 등과 함께 공동 23위로 마무리했다.

LPGA 투어 멤버인 이미림(27·NH투자증권)은 합계 8언더파 208타로 공동 7위, 김효주(22·롯데)는 공동 31위로 대회를 마쳤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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