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을 포함한 해외 오토바이 수입업체 중 일부가 국내 환경당국 배출가스·소음 검사에서 불합격한 오토바이들을 잠시 국외로 반출했다 이를 역수입하는 편법을 써온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수입업체들은 이 과정에서 한국수입이륜차환경협회 회원사에만 주어지는 `1대 시험 합격, 연 500대 면제` 혜택을 편법적으로 이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나온 국민권익위원회의 `수입이륜자동차 시험 및 인증생략 공정성 제고` 권고안에 따르면 한국수입이륜차환경협회 회원사들은 한국환경공단이 주관하는 배출가스·소음 시험에 불합격한 오토바이들을 우선 국외로 반출하겠다고 신고했다. 수입업체들은 이후에도 합격 판정을 받을 때까지 계속 샘플 모델을 보내 시험에 응시했고, 합격 이후 500대 면제가 승인되면 불합격 오토바이도 시험 면제 오토바이들 사이에 끼워 넣어 불법으로 수입해왔다.
권익위가 소개한 사례에 따르면 협회 회원사 중 한 곳은 2018년 시험에서 샘플로 보낸 오토바이 1대가 불합격하자 이를 일본으로 반출했다. 이후 새로운 샘플을 1대 더 보낸 시험에서 합격해 500대 면제권을 얻자 일본으로 반출했던 모델을 2019년 시험 면제 수입 차량 사이에 끼워 넣어 국내로 반입했다. 이 회원사는 다른 모델에 대해서도 오토바이 2대가 연속으로 시험에 떨어지고 3차 시험에 가서야 붙자 불합격한 2대를 일본으로 반출한 뒤 면제 차량 속에 섞어 다시 들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해외 오토바이 수입업체들은 그간 오토바이 내 가스분사량을 조절하는 소형컴퓨터의 소프트웨어를 조작하거나 오토바이 머플러 내 오염물질 저감 촉매를 더 보충하는 식으로 한국환경공단의 배출가스·소음 검사 합격선을 맞춰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권익위 지적을 수용해 현재는 한국환경공단에서 운영하는 자동차 배출가스 종합전산시스템(MECAR)에 불합격 차량의 제원번호를 등록하는 등 불합격 이력을 관리하고 있다"며 "부적합 차량의 사후 관리를 통해 불법 유통을 근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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